月の中(츠킨나카)

한동안 먹고살기에 바빠 블로그질을 소홀히 하다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글 하나 달려봅니다.
오늘은 거기다 눈까지 내리니, 눈을 보면서 한잔 하면 더욱 운치있을듯 하네요^^

원래 겨울에는 아츠캉이 제맛이라지만, 뭐니뭐니해도 뜨거운 물로 오유와리를 한
 소주 한 잔이 소주당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기쁨이다.

일반적으로, 증류식소주를 즐기는 방법은 오유와리, 언더락, 스트레이트 세가지가 대부분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녹차를 타거나 해서 먹기도 하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그중 특히, 고구마소주를 즐기는 이들은 단연 오유와리를 선호한다.
소주에 섞은 따뜻한 물이 25도라는 도수를 낮춰줌과 동시에 고구마소주 특유의 눅진한 향을
급격히 부풀어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온더록 역시 좋지만, 추운 날에는 아무래도 잔에서 전해져오는 차가움 때문에 손이 소스라치게
놀랠 수 밖에 없다. 그것도 그 나름대로 맛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오늘은 오유와리다.
물론 어제도 오유와리고, 내일도 그렇겠지만.

오유와리에 제일 잘 어울리는 고구마 주가 뭐냔 질문에는, 아마도 그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들의
수 만큼이나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다.
워낙 고구마소주의 종류가 많기도 하지만, 먹는 방법이 딱 정해져있는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오유와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소주가 뭐냐 묻는다면, 아마 한 사나흘밤을 고민할 것이다.
하지만, '그냥'잘 어울리는 소주를 몇개 말해보라 한다면, 첫번째나 두번째 쯤 나올 이름이 바로

'月の中'

(원래대로라면 '츠키노나카'라 읽어야하겠지만 보통 다들 줄여서 츠킨나카라 읽는다)

미야자키에서 생산되는 고구마소주다.
보통 고구마소주를 즐기는 이들에게 '고구마'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지방은 단연 카고시마일것이다.
니혼슈 하면 니이가타가 떠오르듯, 고구마소주 하면 당근 카고시마이다.
하지만 카고시마산 고구마소주에는 없는, 묘하게 옅은 듯 하면서도 살짝 세련된 느낌이 미야자키엔 있다.

그런 미야자키산 고구마소주를 말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소주가 바로 이 츠킨나카이다.

어떻게 생겼느냐고?
그럼 사진을 보자.

                                  さつま芋, 상압증류,白麴, 25도.

이 츠킨나카가 평가받는 이유는 물론 맛도 맛이지만, 철저한 가내수공업으로 생산되기 때문이다.
양조장에서 일하는 인력은, 고작 일가족 4명. 이들 4인이 재료선별, 술빚기, 병입, 라벨링 등 모든
작업을 해치운다. 그렇다보니 생산량도 일년에 26000병에 지나지 않는다.
츠킨나카를 빚어내는 岩倉酒造에서는, 츠킨나카 말고도 네다섯종류의 술이 나오니, 대충 계산해보
면 레이블 하나당 5,000병남짓 나온다는 얘기다.
 
일본내 고구마소주 애호가가 몇명인데-_-;

또한, 이곳은 신선한 원료가 모든것을 결정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곳인지라,  고구마가 수확되는
시기인 9월부터 11월에 걸쳐서 딱 한 번 고구마소주를 빚고 치워버린다.
아무리 시장의 증산요구가 거세도, 일체 대응하지 않는다.
지금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더라도 출하 즉시 매진일텐데, 죽어라고 일년에 한 번만 빚는다.
생산량을 늘리면 당연 맛이 떨어지고, 그럼 더이상 예전의 츠킨나카가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소위 시장에서 '프리미엄'라는 타이틀이 붙어 증산에 들어갔다 품질저하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소주들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그런 소주들은, 악덕 전매꾼들에 의해 아직도 프리미엄이란 타이틀이 붙어  팔리고 있다.
 사정 모르는 분들은 이전보다 약간 싸진 가격-그래도 몇배 프리미엄이다- 에 감사하면서 사지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메이커들이 많아질수록, 츠킨나카처럼 초지일관으로 빚어진
술의 가치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맛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술의 존재를 알고, 구하려고 무지 발버둥쳤지만 꽤 오랜시간동안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사는건 고사하고, 술 판매점에서 실물로 구경해본적이 한번도 없었다.
마왕, 무라오, 모리이조 이런애들도 전시되어 있는 판에.(가격은 무지 비싸지만-_-)

그러다 꾸준히 다니던 판매점 주읜장의 호의로 한 병 분양받았을때의 기쁨이란.
당연 정가로 구입했다.
특히. 일반적인 츠킨나카가 아니라, '杜氏のお気に入り'라고 해서 술빚는이가 특별히
맘에 들어하는 술이란 점때문에 더 애착이 간다.
(1.8리터에 2,560엔으로 일반적인 츠킨나카보다 약간 더 비싸지만, 구하기는 더욱 힘들다)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손에 넣었으니, 맛볼 날도 심사숙고 하고싶다.
맛은 이미 알고 있지만, 매 해 약간씩 주질이 바뀌니 올해 물건은 어떤맛인지 궁금해진다.

2005년에 이자까야에서 이놈을 처음 먹었을 때의 느낌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한다.

오유와리.

상압증류답게 고구마 특유의 향이 선밀하게 퍼진다. 여기까지는 다른 고구마소주들과 별
다를바 없지만, 이 향이 너무 감미롭고 세련미넘친다.
일반적으로 고구마소주들이 소주 초심자들에게 외면받는 이유가, 오유와리로 마실때 보이
는 그 특유의 쾨쾨(?)한 향 때문이다.
익숙해지면 더할나위없이 향기로운 존재지만 초보에겐 상당한 고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츠킨나카의 향은 확실히 특별하다.
막 쪄낸 고구마가 담긴 냄비를 열었을 때, 훅 하고 끼쳐나오는 푸근한 냄새에 약간의 단맛
을 더한 뒤, 살짝 희석한 느낌이다.
입 안에 머금어보면,  그 향 만큼이나 부드러운 맛이 혀를 감싼다.
하지만 단순히 부드럽기만 하진 않고, 고구마 소주 특유의 깊은 감칠맛이 확실히 느껴진다.
삼키고 난 후에 속에서 올라오는 향 역시 일품이다.
잘 만들어진 증류식 소주 답게, 알코올향은 강하지만 전혀 역겹지 않다.

이 날, 오유와리로만 달아서 네 잔을 마신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오유와리 특유의 포근함과 츠킨나카의 감미로움이 뒤섞여 상당히 위험한 상황까지 갔었다.

이젠 집에서 마실 것이니, 위험한 상황을 좀 즐겨보려 한다.
아마도 내 몸이, 무언가의 이유에 의해 곡물감 충만한 감미로움을 요구해온다면
미련없이 츠킨나카의 병뚜겅을 돌릴 것이다.












by 데지탈 | 2009/12/26 00:21 | 燒酎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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